- 기고문> 대한노인회 서울 강남구지회 황수연 회장
1953년에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67불에 불과한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다. 북한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두 배였고, 필리핀, 태국도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였다. 1950ㆍ60년대 전쟁 폐허의 잿더미에서 가난을 이겨내며 이 가난한 나라를 잘사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청춘을 다 바친 분들이 오늘의 80ㆍ90대 노인 어르신들이다.
우리는 최빈국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서독에 8,000명의 광부를 1963년부터 1977년까지 14년간 파견했다. 그들은 땅속 1,000m의 섭씨 40℃ 뜨거운 지하에서 석탄을 캐내는 중노동으로 달러를 벌어 조국에 보내 경제 건설에 기여했다.
또 꽃다운 20대 젊은 간호사들을 1966년부터 1977년까지 11년간 파견하여 1만여 명이 서독병원에서 주사를 놓고 환자를 돌보고 심지어 시체를 닦는 힘든 노동을 하며 달러를 벌어 조국에 보내어 가족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조국의 경제개발에 큰 도움을 주었다. 한국의 광부와 간호사들은 서독의 경제회복인 ‘라인강의 기적’을 이루어 내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열사의 땅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와 세계 최대 토목공사인 1983년 리비아의 수로 공사에 30만 명의 근로자가 참여하여 달러를 벌어들였다. 1965년에는 월남전에 우리 젊은이들 17만 8,000명이 목숨 걸고 참전하여 5,000명이 전사했다.
이들이 목숨을 바치고 벌은 달러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했고, 전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포항제철을 만들었다. 세계적 철강 공업국으로 세계에 대한민국 제철 신화를 이루어 세계 최강국가 반열에 올랐다. 세계 1ㆍ2위의 자동차산업과 아파트 건설, 세계 1위의 조선산업에 철강 산업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공업단지’를 건설했고, 드디어 가장 짧은 기간에 한국 발전의 상징인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세계 경제 10대 강국에 올라섰다. 이러한 대한민국 발전의 토대를 만든 분들이 지금의 80ㆍ90대 노인 어르신들이다. 이 유공자들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가 없다. 이들의 노력이 오늘의 한국 경제성장의 근간이 된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 노인 어르신들은 국가와 후손들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공로가 있는 노인 세대에게 인격을 폄하하고 정신적인 학대 행위를 하는 것을 절대로 용서할 수가 없다.
2023년 8월 6일 워싱턴 US News지에서 발표한 세계 200개국 국력 평가에서 대한민국은 세계 6위로 진입했다. 참으로 감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국력 평가는 1위 미국, 2위 중국, 3위 러시아, 4위 독일, 5위 영국, 6위 대한민국, 7위 프랑스, 8위 일본 순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6대 강국이 된 것이다. 워싱턴 US뉴스지가 한국을 6위로 선정한 기준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방력을 포함한 종합평가였지만 특히 방위산업, 반도체 기술력, 미디어콘텐즈 패권, 미국과의 완벽한 군사동맹 등을 종합한 것이다.
이번에 여당의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된 민승우라는 사람이 과거에 노인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큰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다. 그는 지난 10월 17일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지금 가장 최대의 비극은 노인네들이 너무 오래 산다는 겁니다. 빨리빨리 돌아가셔야 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패륜 망언을 한 것이다.
그 사람의 변명은 젊은 세대의 사회적 역량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용서할 수 없는 행동이다. 전국 950만 어르신 단체인 대한노인회 김호일 회장은 즉각 강력한 항의를 하고 패륜아 민승우의 사퇴를 촉구했고, 그는 곧바로 사퇴로 이어졌다.
정치인들의 노인 폄하학대 발언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2023년 7월 30일에는 김은경 민주당혁신위원장의 노인 비하 발언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 “남은 수명에 따라 투표권을 달리 행사해야 한다. 젊은이들은 살날이 많이 남아 있고, 노인들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 즉 자기 나이부터 평균여명까지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한노인회를 사과차 방문한 자리에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김은경 위원장의 사진’에 뺨을 때리며 전국 950만 어르신들의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김은경은 노인 폄하 발언 여파로 사흘 후 8월 3일 사퇴했다.
일부 정치인들은 노인 폄하 발언을 반복하는 치유할 수 없는 습관성 발언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것은 헌법에 보장된 참정권을 무시한 노인폄하 발언이기 때문에 전국의 950만 어르신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미래가 훨씬 긴데 왜 미래가 짧은 분들이 청년들과 똑같이 표결하느냐? 김은경은 투표장에는 젊은 분들이 나와야 의사표시가 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것이 대학교수로써 할 말인가?
이러한 노인 폄하 발언 사태는 갈등적인 세계관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며, 표 계산만 앞세워 극단적 국민 분할 지배전략으로 선거에 접근하려는 구태라고 생각된다. 어느 언론사 간부는 60세 이상이 된 사람에게만 스님 자격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젊었을 때 출가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세상살이를 해보지 못한 사람이 인생을 상담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인생은 삶의 연륜과 경험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104세 이신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님이나, 작고하신 이어령 이화여대 교수님의 글이나 영상을 볼 때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감한다.
그런 경륜이 풍부한 노인들이 있기에 그래도 우리 사회가 지탱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보면 노인들의 투표는 젊은이들의 투표보다 훨씬 더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경로사상은 노인을 공경하라는 의미이다. 물리적으로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삶의 경험과 연륜을 존중하라는 의미이다. 자고로 노인을 무시해서 잘되는 집안이나 나라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성교육이다.
앞으로 교육자들은 초ㆍ중ㆍ고교 청소년 시절부터 학교 교육에서 하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윤리도덕의 경로효친 사상을 철저히 교육해서 이런 패륜아들이 더 이상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 않도록 해주기를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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